한올 한올의 추억이 싸여 역사가 된다.

차와 낚서

5.18이 북한군의 소행이다??

몽돌2 2013. 5. 19. 21:52

벌써 33주년이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올들어 5.18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유언비어가 나돈단다.

그 유명한 좃선일보의 종편방송이 주도했다는 말이 있다.

 

그들은 그렇게 믿고 싶을 것이다.

아니 나도 어릴적 그렇게 믿고 싶었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어서 ...

그런 학살을 자행하고도 벗젓이 우리주위에 살아가고 있을 그들을 생각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차라리 북한의 소행이라는 말을 믿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현재는 과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미래는 현재를 거울삼아 이루어진다.

저 학살자들과 그에 동조했던 자들은 과거를 바꾸어 현재의 안정을 이루고, 미래에도 자신들의 영구집권을 획책하는 것이다.

 

5.18은 내 삶을 엄청나게 바꾸어버린 일대 사건이었다.

 

회상1, 중학교2학년 때였을 것이다.

광주에서 직행으로 45분거리인 고향마을은 선생님들이 거의 대부분 광주에서 출퇴근을 하셨다.

그와 휴교령으로 학교를 가지 않는다는 기쁨에 친구들과 소풀을 베며, 잡담을 나눈다.

"폭도들이 여기까지 내려오면 우리도 낮을 들고 그들과 싸워야 하냐?"

"당연하지!"

 

회상2, 고등학교 3학년 학력고사를 보고나서 버스에서 친구가 신문을 보며 이야기한다.

"김대중이 귀국하네!"

"김대중이 뭐하는 사람인데?"

"광주사태때 사형선고받고 미국의로 갔다가 귀국한단다"

"그럼 빨갱이내, 빨갱이가 뭐하러 온데!"

 

회상3, 대학을 합격하고, 형님 집에서 뉴스를 보면서 대학생들이 국회의원선거유세에 밀가루와 계란을 투척하고... 과격한 시위화면이 뉴스에 나온다.

"미친놈들 부모들이 뼈빠지게 농사져서 대학보내 주는데... 공부는 안하고 저짓만 한다"

형님왈 "너는 저러지 마라!"

"당연하지요"

 

대학에 입학하고 선배가 5.18사진집을 보여준다.

독일 기자가 찍었다는 비디오를 캡쳐해서 만든 사진들이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사람이 어찌 저런 짓을 할 수가 있을까?

북한놈들이 내려오거나 간첩들이 저지른 짓일거라고 믿고 싶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죽은이들은... 도청을 사수하던 이들은...

모두 광주 시민이었다.

시민이 장악한 광주는 정말로 고요하고, 범죄하나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었단다.

 

난 5.18을 알고부터 미친듯이 사회과학서적을 탐독했다.

고등학교까지 12년동안 배웠던 것들을 모두 잊어버리기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게되면서...

나의 대학생활은 최루탄과 화염병과 쇠파이브가 난무하는 교정과 시내 한 가운데 서게되었다.

 

현시대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과거의 사건과 사고들이 역사를 이루고 그 역사의 결과물이 현시대인것이다.

그리고 미래는 현재의 일상들이 하나하나모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친일파의 후손들이 아직도 권력의 중심에서 부끄러움을 모른체, 김구선생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안중근의사와 윤봉길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일제침략을 근대화의 시금석으로 외곡하더니, 이제는 5.18마저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 과거 저들의 조상이 저지를 죄를 정당화 시키려는 행위는  현재 자신들의 부끄러운 출신을 바꾸어보려는 발악이다.

또, 그 끝에는 제2의 5.18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역사를 잊어버리면 과거가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역사를 외곡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이 권력의 중심에서 그 칼을 휘두르면 과거의 부끄럽고, 치욕스런 역사가 반복될 것이다. 

 

제발 미래에는 그런 부끄럽고, 치욕스럽고, 슬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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